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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by 이면지91 2024. 9. 24.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문해력 위기 시대? 문제는 문해력이 아니다. 책 읽는 사람이 줄며 사람들은 너무 쉽게 “요즘 사람들은 읽기를 싫어한다”라고 말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글 읽는 시간이 짧아지지도, 읽은 글의 양이 줄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왜 ‘즐거운 읽기 경험’은 요원하고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을까? 책을 기반으로 한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 발행인 김지원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간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읽고 있는가? 왜 즐겁게 읽지 못하고 있는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좋은’ 글은 어디에 있는가? 고민 끝에 그가 찾은 해답은 책이다. 출처가 분명하고 저자가 명시된, 믿고 읽어도 될 만한 지식. 가치 있는 텍스트를 모은 방주. 광고의 방해ㆍ알고리즘의 개입이 없는 읽기 경험을 선사하는 도구가 책이니까. 그런 책을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읽어야 할까? 무언가를 끝없이 읽고는 있지만 점점 읽기에 지쳐 가는 사람, 일상의 질문에 답이 되는 책을 찾아 더 제대로 읽어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재미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
김지원
출판
유유
출판일
2024.03.04

"좋은 글 한편에는 저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의 헌신 어린 노력이 담겨 있다. 그런 헌신이 깃든 글은 오늘날 어디에(많이) 모여 있는가? 이 물음에 나는 '책'이라고 답하고 싶다. 순식간에 무한에 가까운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는 시대지만, 여전히 어떤 종류의 책은 더디게 출간된다. 책임감 있는 저자가 믿을 만한 정보를 엄선하고 자신이 일생 품어온 오랜 고민을 성실한 공부를 거쳐 글로 풀어내면, 편집자는 그것을 검증하고 읽기 좋게 교정한다. 그 외에도 수많은 노동이 켜켜이 더해진다."

 

"서문에서 만나는 저자의 모습은 대체로 나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질문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 질문이 어떻게 생겨났고, 내가 이 책을 몇 년 혹은 몇 십 년간 쓸 각오를 어떻게 다졌는지, 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의 경로를 조근조근 말해 주었다."

 

살아오면서 책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요즘은 필요한 정보를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시대고 독서를 하는 인구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이다 보니 독서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특히, 유튜브나 인스타 등 숏폼에 길들여져 집중력과 문해력 저하라는 사회문제까지 야기되고 있지 않은가. 그러던 중 우연히 밀리의 서재 추천도서 목록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흥미가 가서 읽었다.

 

저자는 책을 기반으로 한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 발행인으로 21년 8월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어 책에 대한 깊은 식견을 느낄 수 있었다. 초반부에 저자가 인용한 헨미 요의 <1937 이쿠미나>와 필립프 브르통의 <조작된 말>은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너무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글을 찾는게 더 힘들어졌다. 평소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는데 국내에 관련된 내용은 나무위키, 해외 관련 내용은 위키백과를 통해서 확인한다. 저기에 없는 내용은 기사나 커뮤니티 글을 통해 확인하는데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많다 보니 팩트체크를 위해 더 찾아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저자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책을 통한 접근이 가장 가성비가 좋다고 말한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책임감 있는 저자가 믿을 만한 정보를 엄선하고 자신이 일생 품어온 오랜 고민을 성실한 공부를 거쳐 글로 풀어내면, 편집자는 그것을 검증하고 교정한다. 그 외에도 수많은 노동이 켜켜이 더해진 것이 바로 우리가 읽는 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담긴 책을 두고 굳이 내가 시간을 투자하여 정보를 찾아 모으고 체크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효율적인 콘텐츠 생성의 측면에서도 요즘 화두인 AI 생산 콘텐츠 또한 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아무리 뛰어난 AI의 대규모 언어 모델도 결국은 인간이 생성한 원본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그 품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 있는 텍스트를 모으고 검증한 책이 없으면 적절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은 AI도 인간도 책을 통해 발전할 수 밖에 없으며, 나 또한 독서를 통해 기계처럼 단순히 남의 생각을 내 머릿속에 그대로 옮겨 두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관점으로 읽고 정리하면서 온전히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훈련을 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한번 더 깨닫게 되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독했으며 책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많은 위인들의 명언과 생활에 밀접한 비유로 후반부까지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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